“사우디는 마드리드가 안 되고 비용이 엄청 높다던데요?”

얼마 전 사우디 진출을 준비 중인 뷰티 브랜드 대표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금까지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10월 8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마드리드 국제출원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마드리드 의정서 비가입국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우디 상표는 현지 대리인을 통해 개별국으로 직접 출원해야 했고, 영사관 공증 위임장과 1출원 1류 원칙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나라로 꼽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마드리드로 지정해도 그대로 남는 사우디 특유의 규정은 무엇인지, 그리고 개별국 출원과 마드리드 지정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26년 7월 8일 WIPO에 마드리드 의정서 가입서를 기탁했고, 의정서는 2026년 10월 8일 사우디에 대해 발효되었습니다. 이로써 마드리드 동맹 회원은 117개 체약당사자가 되었고, GCC 6개국 중에서는 바레인, 오만, UAE, 카타르에 이어 다섯 번째 가입국이 되었습니다. 이제 GCC에서 마드리드로 갈 수 없는 나라는 쿠웨이트 하나만 남았습니다.
10월 8일부터 가능해진 것
신규 국제출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정국으로 추가
이미 보유한 국제등록에 사우디를 사후지정으로 추가
사우디 기업도 사우디 기초출원을 바탕으로 마드리드 국제출원 가능
기존에 개별국으로 출원해 둔 사우디 상표는 그대로 유효하며, 따로 조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뀌는 것은 앞으로 출원하는 방법의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는 점입니다.
다만 사우디 특허청(SAIP)이 WIPO를 통해 받은 지정을 심사하는 기준은 기존 사우디 상표법 그대로입니다. 마드리드는 출원 창구를 바꾸는 것이지 심사 기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사우디는 가입서를 내면서 몇 가지 선언을 함께 했습니다. 마드리드로 지정하더라도 아래 항목은 사우디만의 규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 항목 | 사우디 지정 시 적용 내용 |
|---|---|
| 거절통지 기간 | 18개월 (한국·미국·EU 등 주요국과 같은 선언). 이의신청에 따른 거절은 18개월 이후에도 통지 가능 |
| 개별수수료 | 출원·사후지정 모두 1류당 CHF 1,397 (단체·증명표장은 CHF 1,719) |
| 분할·병합 | 사우디법이 상표 분할·병합을 인정하지 않아 국제등록 분할·병합 요청 불가 |
| 심사 기준 | SAIP가 사우디 상표법에 따라 실체심사. 샤리아 제한도 그대로 |
| 존속기간 | 이슬람력 기준 10년, 갱신 시기 계산 주의 |
18개월 선언 자체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 미국, EU, 일본, 중국 등 주요국 대부분이 같은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 포인트는 따로 있습니다. 사우디 개별국 출원은 실체심사까지 1~2주면 끝났기 때문에, 마드리드 지정은 등록 확정 시점이 개별국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우디는 WIPO의 보충·추가수수료 대신 개별수수료를 받기로 선언했고, 금액은 1류당 CHF 1,397입니다. 개별국 출원의 1출원 1류 원칙이 마드리드에서는 류별 수수료 형태로 반영되는 셈입니다. 다류 국제출원에서 사우디를 지정할 때 SAIP가 이를 하나의 지정으로 다루는지, 류별로 분리해 처리하는지는 시행 초기라 실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제33류 주류, 제29류 돼지고기, 종교 모독 표장 등 이슬람 율법에 따른 등록 제한은 출원 경로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참고로 올해 카타르(2월), 오만(4월), UAE(9월 14일)가 잇따라 제33류 주류 상표 출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여전히 주류 상표 등록이 불가능하니, GCC 전체를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한국 기업에는 마드리드 지정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큽니다. 다만 단점도 분명히 있으니 아래 표를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비교 항목 | 개별국 출원 | 마드리드 지정 |
|---|---|---|
| 위임장 | 사우디 영사관 공증·인증 필요 | 불필요 (거절 대응 시 현지 대리인 선임 단계에서만 검토) |
| 출원일 확보 | 공증 서류 준비 기간만큼 늦어짐 | 국제출원일로 바로 확보, 사후지정은 지정일 |
| 비용 | 사우디 관납료 + 현지 대리인 수수료 + 영사관 공증비 | WIPO 기본수수료 + 사우디 개별수수료 CHF 1,397/류 + 국제출원 대리 수수료(한국 변리사), 현지 대리인 수수료는 거절 시에만 발생 |
| 심사 기간 | 실체심사까지 1~2주로 매우 빠름 | 거절통지 기간 18개월, 등록 확정까지 더 걸릴 수 있음 |
| 기초출원 종속 | 없음 | 국제등록일로부터 5년간 한국 기초출원·등록에 종속 (센트럴어택) |
| 권리 행사 실무 | 수십 년 축적된 사례 | 시행 초기라 사우디 법원·세관에서 국제등록 기반 권리를 다룬 사례가 아직 없음 |
| 관리 | 국가별 개별 관리 | 갱신·명의변경을 WIPO에서 한 번에 처리 |
첫째, 영사관 공증 위임장이 필요 없습니다. 사우디 개별국 출원에서 가장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던 절차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둘째, 출원일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공증 서류를 기다리는 동안 선출원을 뺏길 걱정 없이, 한국 기초출원을 바탕으로 바로 국제출원일을 잡을 수 있습니다.
셋째, 비용이 줄어듭니다. 국제출원 대리 수수료는 들지만, 거절이 없다면 사우디 현지 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GCC 국가와 함께 한 건의 국제출원으로 묶어 건당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마드리드 지정으로 얻은 사우디 권리가 실제 침해 분쟁이나 세관 단속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아직 검증된 사례가 없습니다. 제도 자체의 효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행 초기 실무가 정착되기까지는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거절통지 기간이 18개월이라 등록 확정까지 개별국보다 오래 기다릴 수 있고, 한국 기초출원이 5년 안에 거절·취소되면 사우디 지정도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비용과 절차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사우디 진출을 검토 중인 기업이라면 마드리드 지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실 것을 권합니다. 빠른 등록이 꼭 필요하거나 바이어 계약에 등록증이 선행 조건인 경우에는 개별국 출원이 여전히 유효한 선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드리드 가입은 중동 진출 기업에게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영사관 공증 없이, 한국 기초출원만으로, 다른 GCC 국가와 함께 한 번에 출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거절통지 18개월, 센트럴어택, 시행 초기의 실무 불확실성은 감안해야 합니다. 급한 등록이 필요한지, 여러 나라를 함께 진출하는지에 따라 개별국과 마드리드를 나눠 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우디 진출을 준비 중이시라면, 출원 경로 선택부터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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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IPO Information Notice No. 35/2026, No. 37/2026; WIPO News “Saudi Arabia Joins WIPO’s Madrid System”